2014년 1월 16일에 개봉한 겨울왕국은 우리나라에서 천만관객을 달성했습니다. 벌써 올해가 개봉 10주년입니다. 영화 자체가 재미있어서 다시 보기도 했고 영어공부한다고 몇 번 더 보았는데 볼 때마다 나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뮤지컬 영화라 좋은 노래들을 들을 수 있어 다시 봐도 좋은 영화입니다. 영화를 본 많은 아이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지금까지도 캐릭터들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저는 10주 기념으로 이번에 한 번 더 보고 싶습니다. 꿈, 희망, 사랑 그리고 용기의 메시지를 주는 디즈니 영화답게 영화를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생깁니다. 주인공 엘사와 안나를 통해 생각거리를 찾아봅니다.
1. 두려움
두려움은 엘사의 주된 감정입니다. 보통의 사람과는 다른 특별한 힘을 가진 엘사는 그 힘을 스스로 통제할 수가 없어 두렵기만 합니다. 부모님도 그런 엘사를 보며 걱정스러운 마음에 계속 그 힘을 감추게 합니다.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까 봐 두려운 것입니다. 이유는 있습니다. 엘사가 자신의 힘을 잘 이용해서 동생 안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안나가 다치게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일로 엘사는 두려움이 커졌고 부모님은 성문을 걸어 잠그게 합니다. 두려움에 함몰되어 버렸습니다. 안나는 치료를 받으면서 그때의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같이 놀자고 방문을 두드려도 언니는 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안나는 너무나 심심하고 사랑이 고팠을 겁니다.
부모님마저 돌아가시고 둘 만 남게 된 자매. 어쩔 수 없이 여왕의 자리에 오르게 된 엘사. 대관식 때문에 성문이 열리는 게 마냥 좋은 안나. 이 대관식 이후로 둘은 완전히 다른 감정 상태가 됩니다. 계속 자기 방에서 안전하게만 지내왔던 엘사가 갑자기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혹시 실수하면 어쩌나 나로 인해 누군가가 다치면 어쩌나 걱정이 태산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동생은 오늘 처음 본 남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다 장갑이 벗겨지고 엘사의 힘을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겁에 질린 모습을 보자 엘사는 더욱 두려워졌고 그곳에서 도망칩니다.
엘사는 자신의 능력을 조금씩 알아가고 하나 둘 사용하다 보니 잘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혼자서 지낼 얼음 왕국을 정말 아름답게 만들었습니다. 엘사의 두려움은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자신의 힘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엘사는 더욱 아름답게 변했고 더욱 아름다운 곳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여전히 혼자입니다. 아직은 자신의 힘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나 봅니다.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괴물이라 불리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니까요. 그래도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한 엘사가 너무 대견합니다. 모든 변화는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결국 엘사는 안나의 도움으로 함께 성으로 돌아가 꽁꽁 얼어붙은 마을을 녹입니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제 엘사는 자신의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올라프(엘사가 마법의 힘으로 만든 눈사람) 전용 눈 구름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엘사가 너무 멋있습니다.
우리도 어쩌면 다들 엘사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모를 뿐입니다. 살면서 무언가를 시도했는데 실패했을 때 우리는 좌절하고 두려움을 느낍니다. 자신만의 얼음성을 만들고 들어가 그 속에서 지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일까요? 우리는 두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면 엘사처럼 완벽하게 자신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그때 필요한 것이 사랑이지 않을까요?
2. 사랑
너무 철없이 밝은 안나. 언니의 대관식 날 처음 만난 한스 왕자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한스 왕자는 사랑을 원하는 안나를 이용하려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한 듯해 보입니다. 그 마음이 진실인지 확인해 보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막무가내로 한스 왕자를 사랑한 안나와 여름을 사랑하는 올라프가 웃기고 한심해 보이기도 합니다. '눈사람이 여름을 좋아한다니 말도 안 돼.' '오늘 처음 만난 사람과 결혼을 약속하다니 웃기지도 않는군.' 맞는 말입니다.
여기서도 중요한 사실이 보입니다. 먼저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나는 오랜 시간 혼자 지내다 보니 사람이 그리웠습니다. 한스 왕자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랑이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외로웠으니까요. 그걸 먼저 스스로 인지했다면 저런 일은 아마 없었을 것 같습니다. 올라프도 자신이 눈으로 만들어졌고 더운 날씨에 녹는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했다면 겨울에 감사했을 겁니다. 여름을 즐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하고 아쉬운 마음은 들지언정 여름을 사랑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나중에 엘사가 올라프 전용 눈 구름을 만들어 준 것을 보니 희망이 생깁니다. 우리도 겨울(현재)에 감사하며 여름(소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여러분의 겨울은 어떤 모습인가요? 그리고 어떤 여름을 소망하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