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 쇼핑을 하려고 갔는데 컨디션도 안 좋고 해서 2일 차는 편한 마음으로 둘러보고 괜찮은 거 있으면 사기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맛있는 것도 먹어주고 카페에서 쉬면서 쇼핑을 했답니다. 우선 전날 핸드폰 충전도 하지 못하고 그냥 잤기 때문에 호텔 데스트에서 빌린 어댑터를 이용해 폰 충전을 하면서 편의점에서 사 온 샐러드와 컵 자몽으로 건강한 식사를 했습니다. 서튼호텔 하카타 시티에서 걸어서 지하철을 타러 갔습니다. 스이카를 아이폰 지갑에 옮겨 놓아서 카드로는 충전이 되지 않고 폰으로 충전을 해야 했습니다. 일반 기기에서는 불가능하고 직원에게 이야기하면 개찰구 바로 옆 창구에서 폰 충전이 가능합니다.
오호리 공원 스타벅스
지하철로 하카타에서 오호리 공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내려서는 구글맵으로 스타벅스를 검색해 찾아갔습니다. 비 오는 날, 공원 호수가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여유를 찾고 싶었습니다. 1일 차에는 비행기도 지연되고 이래저래 시간이 많이 흘러 마음이 분주했었습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해 밖에 앉았습니다. 비 오는 날의 숲 내음이 나더군요.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었습니다.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바나나도 하나 사서 먹었습니다. 귀여운 아기와 참새도 만나서 기쁨은 더욱 커졌습니다. 비록 옆 테이블에서 한국어가 들렸지만 그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호수가로 가서 새 구경을 조금 더 하고 텐진으로 이동했습니다.
파르코 백화점, 신신라멘
일본에서 버스 타는 게 어렵게 느껴져서 한 번 도전을 해 보았습니다. 스이카가 있고 폰으로 찍으면 되니까 별로 어렵지도 않았습니다. 구글맵으로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서 뒷문으로 타면서 스이카 찍고 앞 쪽에 앉아서 가다가 내릴 때 기사님 옆 단말기에 카드 찍으면 끝. 바깥 풍경 구경하면서 가니까 좋았습니다. 장어덮밥이 가장 먹고 싶었는데 수요일이 휴무라 먹지를 못해서 속상했습니다. 거기 말고도 수요일 휴무가 또 있었으니 식당 휴무일을 미리 알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파르코백화점에 맛집이 많다고 해서 그쪽으로 갔습니다.
선택장애가 있는 사람이라 한 바퀴 돌고 나니 대기자가 더 많이 늘어나 있었습니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고르기가 어려워 밥 먹고 후식으로 먹으려고 했던 다이묘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먼저 사 먹으며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참고로 파르코 백화점 식당가에 있는 이 아이스크림 가게는 카드 사용이 되지 않았습니다. 현금을 기기에 넣어 원하는 아이스크림을 고르면 종이 쿠폰 같은 것이 나옵니다. 그걸 드리면 아이스크림을 주십니다. 550엔. 한 번 먹어본 것으로 만족하게 되는 맛과 가격이었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점심 메뉴로 결정한 것은 바로 신신라멘. 이치란은 몇 번 먹어보았고 요즘 신신라멘이 인기가 많다고 해서 맛도 비교해 보고 싶어서 골랐습니다.
가게 앞 의자에서 대기를 했습니다. 따로 번호표 같은 것은 없고 끝 쪽 의자에 앉으면 됩니다. 맨 앞 대기자가 식사를 하러 들어가면 자리를 당겨서 계속 앞쪽으로 이동하며 앉아 기다리면 됩니다. 계속 일어섰다 앉았다는 반복 해야 해서 번거롭기는 했습니다. 저는 혼자 갔는데 다른 혼자인 분과 같은 테이블로 안내를 해 주셨습니다. 앞에는 투명 칸막이가 쳐져 있었습니다. 대각선 자리에 앉아 라멘을 시켰습니다.
아, 짜다. 저는 라멘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 이치란도 와 맛있다 하고 먹은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짜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먹느라 고생했습니다. 내 사랑 모모 음료수가 있어서 짠맛을 씻어내며 한 젓가락이라도 더 먹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모모는 짧은 2박 2일 여행 동안 3개를 사 마신 복숭아맛 음료수입니다. 우리나라 2프로 음료수와 비슷합니다.) 먹는 도중 테이블 손님이 바뀌었는데 제 바로 앞자리에 앉아 드셔서 마치 혼자 여행을 갔는데 일본인 친구를 사귀어 함께 식사한 기분(?)이 들었다고 할까요.
이와타야 백화점, 꼼데가르송
힘겨운 식사를 하고 이와타야 백화점으로 이동했습니다. 먼저 신관 7층으로 가서 게스트 카드를 발급받고 본관에 있는 꼼데가르송 매장으로 갔습니다. 매장 앞에 있는 기기에서 대기 신청을 하니 큐알이 있는 종이가 나왔습니다. 폰으로 찍어 확인하니 약 3시간 후 입장가능. 와우! 솔직히 꼼데는 가보지도 못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구경하다 다리가 아파 카페를 찾다가 스타벅스가 보이길래 바로 들어갔습니다. 달달한 티 한 잔을 어렵게 주문해서 이번에도 실외에 앉았습니다. 실내는 사람도 너무 많고 답답해서 밖이 더 좋았습니다. 한참 쉬다가 꼼데 대기자를 확인했는데 30분 정도 후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시 이와타야 백화점으로 갔습니다.
드디어 입장. 와~ 작아도 정말 작습니다. 매장이 작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정말 작았습니다. 휙휙 2초면 뭐가 있는지 대충 다 알 수 있는 정도라고 할까요. 그래도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하나라도 건지고 싶은 마음에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카디건은 없냐? 보라색만 있다. 카디건을 1순위로 꼽고 갔는데 바로 패스. 긴팔 파란색 스트라이프 티셔츠가 그나마 괜찮아 보였습니다. 사이즈는 S만 남아있었습니다. 게스트 카드를 발급받았으니 5% 할인을 받아 구입했고, 다시 신관 7층으로 가서 면세를 적용해서 787엔 정도를 받았습니다. 하나 겟하고 기분이 또 좋아졌습니다.
다음에는 하카타에서 먹은 것과 쇼핑한 것, 그리고 후쿠오카 공항에서 출국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